尹-기시다 정상회담뒤 공동회견… 新안보-경제협력 구상 밝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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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내일 방일]
지소미아-수출규제 테이블에 올려… 징용해법 등 관계 정상화 방안 논의
日 피고기업 미래기금 참여 방식… 기시다 사죄 내용 언급 수위가 관건
日언론 “기시다, 올여름 답방 검토”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방문 당일인 16일 한일 정상이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를 천명하고 신(新)안보-경제협력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일하는 것은 12년 만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 대통령 방일에 대한 답방으로 이르면 올여름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월 히로시마 개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뒤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

● 한일 정상, 新안보-경제협력 구상 밝힐 듯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12년간 중단된 양자 정상 방문을 재개하는 것으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양국 관계가 정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한일 관계가 정상화의 단계로 본격 진입했음을 알리는 의미”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의 조기 방한 검토는 윤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상호 방문의 셔틀 외교를 재개해 한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한일 셔틀외교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끝으로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전 도쿄 도착 후 첫 일정으로 현지 동포들과 오찬간담회를 한다. 정상회담 뒤 양국 정상은 이어 일본 총리 공관에서 부부 동반 만찬을 한 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두 사람만 배석자를 최소화한 채 2차 만찬을 이어간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진통 끝에 나온 강제징용 배상 해법의 이행을 포함한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등 정책적 장벽을 해소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정상화하는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지소미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 정상은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공동 추진할 계획”이라며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양국의 미래 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는 신(新)한일협력 구상을 함께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 후 일본과 추진할 부처별 프로젝트는 이미 100가지 정도 작성된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강제징용 해법에서 기시다 총리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추가 호응을 해올지가 관건이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의 해법 발표 당일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할 것”이란 입장을 냈지만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있는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런 사죄 내용을 언급해야 배상 해법에 비판적인 여론을 달랠 수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과거의 역사 의식을 계승한다고 분명하게 얘기했다”며 “그리고 그 얘기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尹, 게이오대서 韓日 대학생에게 강연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7일 예정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경단련(經團連)이 주관하는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과 별개로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가 함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공식화하는 자리다.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미래기금에 참여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참여를 어떤 방식으로 밝힐지가 관건이다.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다수의 기업인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방일 마지막 일정은 게이오대에서의 한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래세대 강연회다. 게이오대는 과거 우리나라의 개화파 청년들을 후원했던 후쿠자와 유키치가 설립한 대학이다. 김 실장은 “미래 한일 관계의 주역을 격려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일 정상회담#공동회견#경제협력#징용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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