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오늘 방일]
오늘 방일 앞두고 日언론 인터뷰
“日 반격능력 보유 충분히 이해… 한일관계 국내정치 이용은 잘못”
野, 용산서 “굴욕외교 중단” 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하루 앞둔 15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제3자 변제안’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관계된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 나중에 구상권 행사로 이어지지 않을 방법을 검토했고 이번에 결론을 내렸다”며 “그 부분(구상권 행사)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尹 “구상권 행사로 이어지지 않을 것”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2018년 대법원 판결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정치 지도자가 해야 할 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변제한 이후 피고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구상권을 포기하면 피고 기업이 아닌 일본 기업들이 재단에 기금을 기부하는 것을 용인한다는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구상권 청구 문제는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다시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그런 일(구상권 청구)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 세력이 많이 있다”며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멋대로 끌어들이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일본 정부가 외교·방위 정책 문서에 ‘적(敵) 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보유를 명기한 데 대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열도(상공)를 통과하는 안보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의 조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평화헌법과 전수방위 원칙을 그대로 견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조치임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 “日 반격능력 보유 이해”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도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한미일 간 안보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미사일 발사 궤적 등의 정보는 3국 간 원활하게 공유되며 커뮤니케이션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미일 간 북한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시스템 도입을 통해 한일이 직접 관련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2018년 한일 간 초계기 도발과 레이더 조준 갈등에 대해서도 “한일 방위 당국 간의 신뢰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내 자체 핵보유 여론에 대한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반도체, 우주과학 기술, 첨단 바이오산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신산업에서 양국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한국의 디지털 분야 역량과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 분야 역량을 합치면 양국이 제3국에 함께 진출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경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서울과 도쿄(東京)는 비행기로 2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양국 당국자들이 빈번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교도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는“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작업을 일본도 함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본에 강제징용 해법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요미우리는 윤 대통령 인터뷰를 1면 머리기사에 배치하는 등 이례적으로 9개 면에 걸쳐 윤 대통령과 한일 관계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다. 37면(사회면)에는 “소년기에 아버지 따라 도쿄에 왔었다”는 별도 박스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일본 체류 경험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방일을 하루 앞둔 이날 대통령실에서 이홍구 전 총리, 최상용 라종일 전 주일대사,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등 한일 관계 관련 원로 7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일 굴욕외교 저지 기자회견을 열고 제3자 변제 방식 철회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 정권이 일본의 사죄와 반성은 뒷전으로 둔 채 조공 보따리부터 챙기고 있다”며 “국민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길을, 또 탄핵당한 정권이 걸었던 길을 답습하지 말기를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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