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연구팀,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
“40개 이상 쏘면 美방어체계 압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33분 만에 미국 중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중국 베이징대 연구진이 공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가 강력하지만 적의 공격을 식별하고 방어하는 ‘킬체인’ 시스템에 일부 공백이 있음을 이 결과가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연구진은 북한의 ICBM ‘화성-15형’이 평안남도 순천에서 발사된다고 가정할 때 미국이 요격에 실패하면 불과 33분 17초(1997초) 만에 목표인 미 중부 미주리주의 컬럼비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순천과 컬럼비아는 약 1만 km 떨어져 있다.
다만 시뮬레이션에서 ‘화성-15형’이 인구 12만 명인 컬럼비아에 대한 타격에 성공했는지, 북한이 왜 목표 지점을 컬럼비아로 설정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주리를 포함해 몬태나, 노스다코타 등 미 중부와 중서부 지역에 핵미사일기지, 공군기지 등이 다수 포진한 것을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연구진은 미국이 종종 북한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이 40개 이상의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다수 발사하면 미 방어체계가 압도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 미사일이 괌의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이 고도가 매우 높은 비정상적 궤적을 취하면 일본 같은 해외 미군기지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도 요격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대기권에서 진로를 바꿀 수 있는 극초음속 활공 탄두 또한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이 근거리에서 그러한 목표물을 처리할 능력은 아직 없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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