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면서 그 여파로 국회 국방위원회가 파행됐다.
17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전날(16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출국 직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관련한 현안보고를 듣기 위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태극기 아래에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 시작도 못한 채 파행됐다.
국민의힘 소속인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홀로 회의장에 들어와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위원장이 경고나 제재를 할 수 있다”며 “피켓을 제거하면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피켓에 적힌 문구는 민주당의 공식적 입장”이라며 “정치인이면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물러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파행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국회 상임위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여야는 회의장 밖에서 공방전을 벌였다.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이런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 우리나라의 자존심, 우리 선조들의 헌신을 되새기고자 태극기를 부착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방위에선 ‘국방에는 여야가 없다’는 전통 아래 합의하지 않은 어떤 피켓도 부착하지 않았다”며 “국방위를 빠지고 본인 재판에 출석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의 방탄쇼’”라고 반박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자신의 자리에 ‘회의합시다’란 피켓을 붙이고 양당에 회의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전체회의는 무산돼 23일 다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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