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일 아들 학교폭력 논란에 따른 정순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와 관련해 “민족사관고등학교와 강원도교육청의 미흡한 피해자 보호 조치로 정순신 전 검사 아들을 제때 전학시키지 못했고, 피해 학생들의 정신적 고통은 더 가중됐다”며 청문회와 국정감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당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사고의 피해 학생 보호는 매우 미흡했다”며 “정 전 검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적 의혹과 공분을 일으킨 학교폭력 사건의 진원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민사고와 강원도교육청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안 경과를 보고 받았다”며 “부실 대응과 제도적 허점은 없는지 면담과 함께 가해자와 피해자가 24시간 공동으로 생활하는 기숙사 방문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사고 측에 피해 학생의 학습권과 심리적 피해 보호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질의했지만, ‘수업자료 제공’을 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외에 별다른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피해 해결의 결정적 시기인 초기 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행정심판 기각 결과 (통보)에 대한 민사고와 강원도청과의 공방은 실소를 자아냈다. 이 부분은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확인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원도교육청은 정 전 검사 아들에 대한 ‘강제 전학 조치’ 처분을 무력화했다”며 “지난 2018년 3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아들에 대한 ‘전학 조치’ 결정이 났지만, 그해 5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고 해당 사안은 강원도교육청 징계 조정위원회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측이 강제 전학을 결정했음에도 강원도교육청에서는 ‘전학 조치 취소‘ 결정을 내려버린 것”이라며 “피해 학생은 이때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시 징계조정위원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위원들에게 다른 외압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에도 강원도교육청은 성의 없이 답변했다. 향후 면밀하게 살피고 점검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방문 결과 교육부의 ’학교폭력 근절 대책‘ 방향과 내용이 잘못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교육는 업무보고에서 가해 학생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록 연장과 대학입시 반영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민사고와 강원도교육청은) 엄벌주의가 소송을 더 남발하고, 또 다른 더 큰 피해를 낳을 거라는 우려가 컸다”며 “교육부는 3월 말 발표할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정순신 변호사가 청문회에 나오지 않는 건 책임을 자기 아들에게 미루는 것”이라며 “정 변호사가 2018년 당시 현직 검사였고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지검장이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학교폭력 사태를 모를 리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단은 지난 8일 서울대학교 방문에 이어 17일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찾아 한만위 교장과 장학사 등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를 면담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경찰청을 방문해 법무부와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보고 결과를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통보받았는지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리는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 실시계획서 안건의 단독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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