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오는 29~30일 개최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와 미국·코스타리카·네덜란드·잠비아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회의가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인 ‘가치 외교’를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주도로 지난 2021년 12월 비대면 화상 회의 방식으로 처음 개최됐다.
우리나라는 당시 1차 회의에 초청된 데 이어, 이번 2차 회의에선 인도·태평양 지역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해 회의 2일차인 30일 ‘반부패’를 주재로 한 지역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작년 5월 출범 이후 대외정책의 주요 방향 가운데 하나로 ‘가치 외교’를 강조해왔다. 정부는 작년 말 발표한 최종본을 공개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동 주최가 이 같은 가치 외교와 더불어 ‘글로벌 중추 국가’(GSP) 비전을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그 호응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 방송에 출연,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동 개최에 대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가는 데서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박용민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도 앞서 14일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의미와 전망’ 포럼에 참석, “우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제도를 강화하는 데 그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나라가 됐다”며 “한국의 ‘가치외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시장경제 체제를 가진 공화국으로서 우리 정체성에 잘 부합하는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정상회의’엔 미 정부가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주요 동맹·우방국들을 규합하는 성격도 띤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여서 우리나라의 이번 회의 공동 주최가 추후 한중관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인·태 전략에서도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던 만큼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도 중국 관련 언급은 상당히 조심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가 다자 체제에서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반발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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