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의원에 “나도 당해” 토로
이달 5번 “非明 공격자제”에도
이원욱 집앞 피켓시위 이어져
“요즘은 나에게도 여러분들이 받는 항의 전화가 온다. 나보고 ‘원래 이재명은 사이다였는데 이젠 변했다’며 손절하겠다 하더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당내 의원들을 향한 전화와 문자메시지 공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요즘 나도 당한다”고 토로한 것.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연일 개딸들을 향해 ‘내부공격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어느덧 이 대표조차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2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듭 호소한다.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을 공격하고 모욕하고 억압하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적었다. 최근 개딸들이 비이재명(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집 앞까지 찾아가 피켓 시위를 벌이자 수습에 나선 것. 이 대표는 “설마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들일까 의심이 든다”며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 달라”고 썼다.
이 대표가 개딸들에게 내부공격 중단을 당부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5번째다. 지난달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부결 이틀 뒤 당 회의에서 처음 공격 자제령을 내린 데에 이어 이달 14일엔 당사에서 당원들을 직접 만나 자제를 호소했다. 페이스북에도 4일과 15일, 25일 세 차례 관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개딸은 이제 이재명에게 통제가 안 되는 ‘계륵’이 된 것”이라고 했다.
시위 대상이 된 이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제 개딸에 대한 분노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온다”며 “(집회 공지에 쓰인) 제 사진이 악한 이미지로 조작됐다. 악마가 필요했나”라고 썼다.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주인을 무는 개는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대 사진을 올린 뒤 “이런 행동이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자기 만족적 행동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과거 극성 ‘문파’를 ‘양념’이라고 부르며 옹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대표 역시 개딸의 당내 목소리를 과도하게 키워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과거 민주당은 개딸과 절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개딸의 대활약을 내심 반기면서 방조하고 격려하기까지 했다”며 “이 대표가 ‘중재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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