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를 지켜볼 때 외투에 얼룩이 묻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 16일 평양 순안 국제국제비행장에서 실시한 화성포-17형 발사 영상을 다음날 공개했다. 발사 현장에는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두꺼운 갈색 외투를 입었다. 그런데 외투 소매에 손바닥 크기의 흰색 얼룩이 묻어있었다. 김주애와 서있는 다른 각도 영상에는 얼룩이 더 많이 보인다. 외투 하단 앞쪽, 옆쪽, 엉덩이 부분까지 같은 얼룩이 묻어 있다.
26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 연구원은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나의 첫 반응은 ‘맙소사!’(OMFG)였다”고 표현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NK Leadership Watch)를 운영하는 그는 얼룩의 정체에 대해 갓 칠한 페인트가 묻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아마도 행사 전에 관측 건물 벽이나 출입구를 개조해 페인트를 다시 칠했을 것이고, 이게 마르기 전에 김 위원장 옷에 묻은 게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또다른 가설로는 발사 관련 브리핑을 위해 현장에서 칠판을 사용하면서 분필 가루가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매든 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참모진이 이를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처벌 받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를 화나게 한 인사는 보통 강등, 고난배치, 노동교화 등의 처벌을 받는다”며 “김정은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면 이런일로 총살당할 가능성은 없지만, 만약 화가 났다면 1~2개월 건설 현장이나 농장으로 보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대 김정일이 집권하던 시기에는 매우 사소한 일로 참모들이 감옥에 가거나 총살당한 전례도 있다고 매든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의 개인 비서가 책상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총살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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