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 2발
‘한미일 동시 핵타격 체계’ 속도전
수중-공중-지상 등 장소 달리해
사거리 다른 미사일 번갈아 발사
북한이 27일 한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특히 북한은 이날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68·약 10만 t)이 이지스함 등 세계 최강의 해상 전력을 이끌고 제주도 남쪽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시작하기 약 30분 전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했다. 발사 지점과 비행거리로 볼 때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달에만 8번째 도발 버튼을 눌렀다. 미사일 종류는 물론이고 발사 장소, 거리 등까지 달리해 집중 도발에 나서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 것.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한 도발의 핵심 키워드는 ‘한미일을 동시 조준한 핵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을 번갈아 겨냥해 3국 안보협력을 통째로 흔드는 동시에 위력이 다른 핵전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날려 단순 핵 보유를 넘어 한미일을 위협하는 핵무기 실전 운용 체계까지 과시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북한은 한국을 타깃으로 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주일 미군기지 타격이 가능한 전략순항미사일로 공중 핵폭발 시험을 했고, 핵어뢰로는 한국 항만과 핵추진 항모 등 미 증원 전력을 동시에 겨냥했다.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까지 모두 3월에 집중됐다.
● 이달 한미일 번갈아 집중 겨냥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47분부터 8시까지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두 발 모두 370여 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KN-23의 최대 사거리는 800km다. 이날 미사일을 발사한 중화 일대에서 니미츠함 등 한미 해상 전력이 대거 동원돼 훈련을 실시한 제주 남쪽 100km 공해상까지 거리는 700여 km. 북한이 사실상 핵 항모 강습단을 직접 겨냥해 전술핵 타격 위협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9일 수도권 한미 공군 기지 공격이 가능한 신형전술유도무기 6발을 발사하며 이달 도발의 시작을 알렸다. 또 12일과 14일 각각 일본, 한국을 겨냥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과 KN-23을 날린 뒤, 16일에는 미 본토 전역을 사거리로 둔 신형 ICBM ‘화성-17형’ 카드까지 꺼냈다. 북한은 이 기간 남한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부터 일본, 미국까지 닿는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번갈아 날리며 3국을 모두 정조준하고 있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의 핵어뢰 ‘포세이돈’을 흉내 낸 수중 핵무기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 성공을 주장했다. 19일과 22일에는 모형 전술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과 전략순항미사일을 살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저고도 상공에서 폭발시켰다. 이를 통해 수중, 공중, 지상을 가리지 않고 핵무기 실전 운용 능력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음을 과시했다.
과거 북한은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전개할 땐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이달 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맞춰 집중 도발하는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핵무기 운용에 대한 북한의 자신감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ICBM 정상 각도 발사-7차 핵실험 가능성
북한은 다음 달 예고한 대로 ICBM 기술을 적용한 장거리로켓에 군 정찰위성을 실어 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 당국자는 “ICBM 정상 각도(30∼45도) 발사나 7차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소형 핵) 완성’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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