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기념일은 (국경일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는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일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기념식) 정도는 참석한다.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인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무조건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허은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일반의 마음에서 벗어나 내년 총선 필패의 길로 달려가는 이유가 뭔가. 여당 최고위원으로서 부끄러운 줄 아시라. 제발 국민 눈치 좀 살펴주시라”고 직격했다.
김웅 의원도 “추모에도 격이 있느냐. ‘(대통령이) 못 가신만큼 4.3 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더 살피실 것’이라고 답변할 수는 없었느냐. 최고위원에 걸맞은 격을 갖추시기를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적으며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문제의 발언이 모 매체의 기사를 참조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매체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인용해 “한국에서 가장 격(格)이 높은 ‘경사로운 날’은 3·1절,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 등 이른바 ‘5대 국경일’”이라며 “‘4·3희생자 추념일’은 이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무총리실 사무관으로 재직했던 저의 경험으로 국경일과 경축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기 좋은 자료라고 생각해서 기사의 아랫부분을 그대로 인용했다”며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므로 더 이상 이를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국경일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며 “당 대표로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할 집권 여당의 일원이 불필요한 분란을 야기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선 응분의 책임을 묻고 당의 기강을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다 득표로 선출된 김 최고위원은 당선 나흘 만인 지난달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같은달 25일 미국에서는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말했다가 다시 비판에 직면, 귀국하자마자 거듭 고개를 숙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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