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이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승리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소속 이상직 전 의원의 위법 행위에 따른 재선거라 이번엔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탈당 인사가 출마해 패배했다. 야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까지 현역 진보당 의원과 민주당 간 치열한 싸움이 1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보당 강성희 후보(사진)가 1만7382표를 얻어 39.07%의 득표율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임정엽 후보(1만4288표·32.11%)에게 승리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땐 이 지역에서 62.5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강 후보는 이날부터 의원 임기를 시작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약속대로 후보를 안 냈고, 지역 유권자의 뜻에 따라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임 후보의 패배와 관련해선 “우리 당(소속)이 아닌데 어떻게 평가를 하느냐”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이번 재선거 패배 결과를 두고 ‘반성 없는 민주당’이란 지역 내 비판 여론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선거에 임박해 박지원 상임고문이 임 후보를 공개 지지해 논란을 일으킨 것과 임 후보 측이 주도한 ‘색깔론’이 도리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 승리로 진보당은 내년 4월 10일 총선까지 21대 국회 원내 정당으로 활동하게 됐다. 진보당의 원내 재진입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진보당 전신인 민중당은 20대 국회 임기 말 기준 최종 1석을 유지했다. 민중당은 2014년 해산된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만든 당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진보당은 다음 달부터 경상보조금으로 분기당 약 2억6000만 원을 받게 된다. 경상보조금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분기별로 지급되는데, 진보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0.5% 넘는 득표율을 거둬 같은 1석 정당인 기본소득당(901만 원), 시대전환(878만 원)보다 많이 수령하게 됐다.
강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언어인지과학과 출신으로, 내란선동 등 혐의로 수감됐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대학 후배다. 강 의원은 2014년 통진당 소속으로 완주군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진보당은 입장문을 내고 “진보당은 통진당의 후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진보당 소속 정치인은 “통진당 해체 후 활동했던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모인 정당”이라고 전했다. 진보당은 당 강령에 ‘불평등한 한미 관계 해체해 민족 자주권을 확립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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