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단 측 “공산주의 단체와 연관 있는 줄 몰랐다”
원전 못 들어가…10km 떨어진 방파제서 바라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상황을 확인하겠다며 후쿠시마 현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양이원영 윤영덕 윤재갑 의원이 7일 일본 정부가 극좌파 공산주의 단체의 거점으로 지목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논란을 사고 있다.
이 단체는 일본 내 과격 시위에 참여하고 9·11테러를 옹호하는 등 극단적 행동 및 발언으로 일본에서 유명한 곳이다. 의원단 측은 “(공산주의 단체와 연관이 있는 줄) 몰랐다. 현지에서 추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방일 의원들은 이날 후쿠시마시의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를 방문해 후세 사치히코 원장 등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는 일본 공안조사청이 2014년 발간한 ‘내외 정세 회고 전망’ 자료에서 이른바 ‘중핵파’로 불리는 ‘혁명적 공산주의자 동맹 전국위원회’와 관련이 있다고 지목한 곳이다. 공안조사청은 이 단체를 과격파로 규정하면서 진료소에 대해 “후쿠시마현 임시 주택에 사는 피폭지를 대상으로 건강 상담회, 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이재민 포섭에 나섰다”고 적시했다.
일본 경찰청은 2020년 작성한 ‘극좌 폭력집단 현황’ 자료에서 중핵파를 극좌 폭력 집단으로 규정하며 “다수의 테러 및 게릴라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원내 좌파 정당인 일본공산당은 중핵파에 대해 “반사회적인 폭력 살인자 집단으로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의 한 기자는 이 진료소에 대해 “일본 공안당국이 중핵파의 거점으로 인정하는 곳이어서 (민주당 의원들의 방문은)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에선 중핵파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게릴라 활동을 하는 과격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과 면담한 후세 원장은 중핵파와의 연관성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진료소) 설립됐을 때는 관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중핵파 기관지인 ‘주간 젠신(前進)’은 2020년 12월 21일 자에 이 진료소에서 개최한 후쿠시마 원전 피해 보고회 소식을 다뤘다.
의원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 들어가지 못한 채, 원전에서 10km가량 떨어진 후쿠시마현 나미에정 방파제 인근에서 원전을 바라봤다. 그나마 이 날은 비가 오고 구름이 껴 사고 원전 건물은 보이지 않았고 복구 작업에 쓰이는 크레인 등 중장비만 희미하게 보였다. 이들은 전날에도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하지 못했고 도쿄전력 임원, 일본 국회의원, 일본 정부 관계자 누구도 만나지 못하고 만남을 거부당했다.
의원들은 후쿠시마 피난민 주택에서 주민 면담을 시도했지만, 지역에서 반원전 활동을 하는 주민 1명만 만남에 응했다. 이날 일정을 조율한 통역사는 “주민들이 부끄러워서 안 하시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만남 공개에 난색을 보이자 의원들은 비공개로 만나겠다고 했지만 끝내 활동가를 제외하곤 나오지 않았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에는 후쿠시마역 인근 쇼핑몰 회의실에서 시마 아케미 다테시 시의원과 만났다. 시마 의원은 주부 출신으로 원전 반대 운동을 하다가 지난해 당선된 초선이다. 후쿠시마현 다테시는 인구 5만6000명의 소도시로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80km 넘게 떨어진 곳이다. 시마 의원은 의원들에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현지 사례를 소개했다.
의원들은 이날 후쿠시마 현지 관계자로 시마 의원과 활동가 주민, 진료소 원장 등 총 3명을 만났다. 이들은 이날로 1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8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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