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인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35·경기 의정부갑)이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의원은 이날 “22대 총선을 1년 앞둔 날,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며 “제가 있던 곳이자 제가 있어야 할 곳인 국민의 곁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방관 출신인 오 의원은 21대 총선 때 당에 영입된 뒤 의정부갑으로 전략 공천돼 최연소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오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로 최근 이어진 동료 소방관들의 잇단 순직을 꼽았다. 특히 오 의원은 이날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한다”며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에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했다. “말만 앞세운 개혁이 무슨 의미인지 국민이 묻고 있고 그 물음에 내려놓음이라는 답을 드린다”고도 했다. 오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낙연 전 대표 수행실장을 맡아 줄곧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로부터 ‘수박’(겉은 초록색, 속은 빨간 수박처럼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의정부갑에는 지난 총선 때 지역구 세습 논란이 불거졌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 석균 씨가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의원은 “(문 전 의장 아들 출마 문제와) 불출마 결정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오 의원을 시작으로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에선 우상호 의원이 2021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송영길 전 대표도 지난해 1월 ‘586 용퇴론’ 카드를 꺼내들며 총선 불출마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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