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 9일 미국 민간위성기업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통해 개성공단 내 한국 중소기업 ‘제시콤’이 있던 곳에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해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VOA는 북한이 근로자들을 동원해 제시콤이나 인근 공장을 무단 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2021년 8월부터 제시콤 건물 앞에 버스 8~9대가 정기적으로 정차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추정했다.
제시콤사에서 발견된 버스는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로 판명됐다. 에어로시티 버스의 경우 1대당 최소 25명에서 입석 시 최대 50명까지 실어 나를 수 있어, 버스로 이동한 근로자는 최대 45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평양 거리 사진에는 에어로시티로 추정되는 버스 운행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VOA는 위성사진을 통해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에스제이-지에스’ 앞 공터에서도 하얀색 대형 물체가 발견됐다면서 이 물체가 트럭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폐쇄됐으나 북한이 최근까지 무단 가동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통일부는 지난 6일 북한에 개성공단 내 한국 시설의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지만 북한이 수령을 거부했다. 이튿날부터는 아무런 설명 없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간 정기 통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1일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권 장관은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남북 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러한 위법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국제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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