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강조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여당이 설화(舌禍)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를 계기 삼아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달 10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이 잇단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의원들은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원 개인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정권이 교체되면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감옥에 갈 것’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 거친 발언이 나온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여권의 연이은 실책으로 우리가 지지율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헛발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제, 안보 이슈에 대한 ‘대안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는 민생, 경제 행보를 부쩍 늘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전날 산불이 난 강원 강릉 현장을 찾았다. 이어 13일에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주최하는 ‘윤석열 정부 1년 경제분야 평가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주 호남에서 ‘1000원의 아침밥’ 정책과 관련해 대학 캠퍼스를 찾는가 하면 양곡관리법 개정안 관련 민심 청취에도 나섰다.
안보 분야에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 의혹과 관련해 의원들의 과도한 추측성 발언은 자제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도부의 메시지 수위도 조절하고 있다. 자칫 총선을 앞두고 “한미 동맹의 균열을 조장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한일 정상회담 이후 지도부가 앞장서 “이완용” “매국노” 등 자극적인 표현을 쓰며 대여 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 당내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서두르겠다. 대통령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간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검찰의 추가 체포동의안 요청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당이 분열하지 않는 모습만 보여도 지지율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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