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미국 정보기관의 동맹국 감청 의혹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를 먼저 외교 쟁점화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감청 의혹에 “배후 세력이 있고, (유출 문건)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공감한 만큼 야당 주장대로 미국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거나 진상 규명을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전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먼저 우리 측에 통화를 제안했고, 유출 문건 상당수가 조작됐다는 의견이 일치하는 만큼 논란이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조사 결과를 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공식 사과를 요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으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등과 관련된 기밀 문서상 대화가 조작됐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엔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 어제 제가 한마디로 (말)했고 거기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반응했다. 전날 김 차장은 “(미국 측에 입장을 전달)할 게 없다”며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한 것이니까”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대부분 문건이 진본”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 수사 결과와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 관련 문건이 위조됐는지에 대해서도 “외교의 영역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금융·에너지 등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안보 위기로 전개되지 않도록 대응 태세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기관과 ‘에너지 분야 사이버공격 대응태세 점검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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