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재투표에 부쳐 결국 부결됐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양곡법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의원 290명 중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거부권 행사 뒤 재투표에 부친 법안이 부결되면 폐기된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115석 국민의힘이 반대표를 던질 것이 예상돼 사실상 통과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해 안건 추가를 강행한 것.
민주당은 이날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서도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간 추가 협상을 요구하며 두 건 모두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자 안건 추가로 본회의 상정을 시도한 것. 국회법상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이 가결되면 국회의장의 동의 없이도 해당 추가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된다.
김 의장은 민주당이 본회의에 직회부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여야 간 추가 논의를 요구하며 표결을 거부하고 27일 열리는 다음 본회의로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 169석의 거야(巨野)가 의석수를 앞세워 본회의 안건까지 입맛대로 바꾸며 ‘위력 행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과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는 합심해 하루 만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전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비타당성 기준을 완화한 데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지역 표심을 노린 입법에만 ‘협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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