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내부 “대통령실, 美감청 의혹 성급히 대응 말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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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감청 논란]
김태효 ‘상당수 위조’ 발언 두고 논란
문제 발견땐 재발 방지 약속 등 주문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한미 평가가 일치한다. (미국 문건 유출의)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다.”(11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당 문건은 2월 28일과 3월 1일자 미 국방부 보고서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유출 경위와 범위를 샅샅이 조사하겠다.”(11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미국 정보기관의 동맹국 감청 의혹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발표에 확연한 온도차가 감지되면서 “한국이 미국의 설명 취지를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느냐”는 우려가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프랑스 등 다른 국가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발표한 뒤 대응을 자제하는 것과 달리 정부 당국의 강경 발언이 추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미 정부와 언론이 문건 유출이 사실이라고 결론짓고 유출자 신원을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감청 의혹을 ‘용산 대통령실 이전’ 문제로 연결짓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12일 MBC 라디오에서 “미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성급한 판단을 한다”며 “비공식적으로라도 끝까지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3일 YTN 라디오에서 ‘악의적 도청은 아니다’라는 당국의 발언에 대해서도 “좀 더 신중하게 답변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11일 “미 정부의 설명만 들을 게 아니라 미국의 도청은 없었는지, 대통령실 정보보안은 어떤 수준으로 지켜지고 있는지 자체적으로 명백히 조사해 밝혀야 한다”며 “문제가 발견되면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감청 이슈에 대해서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감청 의혹#김태효#위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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