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할 당시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놓고 온 생산설비로 북한 당국이 생필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한국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해 ‘쿠쿠 밥솥’을 생산, 평양의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미 우리 기업들이 개성공단 철수 당시 공장 내부에 남겨두고 온 완제품들을 빼돌려 국내외 시장에 판매한 전적이 있다. 이제 북한은 아예 설비와 원자재를 이용해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내 공장을 소유하고 있던 쿠쿠전자는 철수 당시 밥솥 완제품 1만여 개와 42만여 개를 만들 수 있는 부품과 자재를 두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무단으로 생산한 전기밥솥은 현재 평양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북한 당국이 10인분 전기밥솥(압력가마)을 80달러(북한 돈 65만 6000원), 6인분 전기밥솥을 50달러(북한 돈 4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 중단 이후 3년 정도는 남조선기업들이 두고 간 생산설비와 원자재 등이 현장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며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막히며 경제난이 시작되자 중앙(북한 당국)에서는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생산설비와 버스, 원자재 등을 활용하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전기밥솥은 평양시 가정마다 사용하고 있는 주방제품이어서 수요가 많다”며 “이에 당국은 개성공단에 남조선기업이 두고 간 생산설비와 원자재를 이용해 전기밥솥을 생산하고, 이를 평양 상업망으로 유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들의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는 ‘남북 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러한 위법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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