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4·3은 격 낮은 기념일’ 등 잇단 실언으로 당분간 공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4일 광주와 제주를 찾아 사과했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비공식 일정으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1980년 5월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와 함께 묘역을 방문, 30분가량 머물며 추모탑에서 헌화·묵념하고 묘역을 돌아봤다.
박 씨는 “김 최고위원이 자신이 5·18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안내자로서의 동행을 제안해 함께 민주묘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방명록에 “광주시민의 아픔과 민주 영령님들의 희생을 늘 기억하겠다. 깊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제주시 봉개동의 4·3평화공원도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다 득표로 선출된 김 최고위원은 당선 나흘 만인 지난달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같은 달 25일 미국에선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했다가 또다시 비판에 직면, 귀국하자마자 고개를 숙였다. 그는 30일 최고위원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전 목사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겠다. (전광훈의) ‘전’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전 목사 관련 발언은 없었지만 실언은 계속됐다. 김 최고위원은 이달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4·3 기념일은 국경일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고 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그는 “논란이 빚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4월 한 달간 방송 출연은 물론,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당은 김 최고위원의 ‘1개월 자숙’ 선에서 상황을 정리하는 모양새였으나 당 안팎에서 징계론이 나오고, 최근 대통령실도 당에 징계를 언급한 상황. 당은 황정근 변호사를 신임 중앙윤리위원장에 임명하고 윤리위 재정비에 나섰다. 윤리위가 구성되면 김 최고위원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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