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국가보훈처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한미 상호 인식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의 49.3%가 ‘미국 하면 떠오르는 기업’으로 ‘애플’을 꼽았다. 반면 미국인의 57.8%는 ‘한국 하면 떠오르는 기업’에 ‘없음’이라 답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꼽은 한국 기업은 ‘삼성/삼성전자’(16.4%)였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국갤럽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이 다수지만 미국인 중 상당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한국 기업인지 모르고 있거나 글로벌 기업 중 어느 곳이 한국 기업인지에 대해 관심이 낮은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인들은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기타’(44%)·‘없음’(27%)을 제외한 가장 많은 응답자(7.2%)가 ‘좋은 감정’이라 답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답변을 서술형으로 받은 만큼 7.2%가 적은 수치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 美 16.4%, ‘한국 하면 떠오르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지난달 17∼22일 한국인(1037명)과 미국인(1000명)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서술형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미국 기업으로 애플에 이어 구글(10.4%) 마이크로소프트(7.9%) 테슬라(4.7) 아마존닷컴(4.3%) 등을 꼽았다. 한국인은 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에 몸집을 크게 불린 빅테크들을 우선 순위로 언급했다.
반면 미국인은 ‘한국 하면 떠오르는 기업’이라는 질문에 대해 ‘없음’이 가장 많았고, 삼성/삼성전자(16.4%) 기아(10.2%) 현대(4.5%)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지만 미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한국 기업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2007년 미 마케팅컨설팅 업체인 앤더슨 애널리틱스가 내놓은 미국 대학생들의 유명 브랜드 국적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8%는 삼성전자를 ‘일본 기업’이라고 답했다. 반면 ‘한국 기업’이란 응답은 9.8%에 불과했다.
상대국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인은 ‘기타’(52.7%) 다음으로 ‘자유’(24.1%)를 꼽았다. 이어 ‘강대국’(8.2%), ‘없음’(6%), ‘자유의 여신상’(3.5%), ‘선진국’(2.9%), ‘천조국’(2.6%) 등의 순이었다. ‘천조국’은 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미국 국방 예산이 1000조 원에 달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상징한다.
한국의 이미지로 미국인은 ‘기타’와 ‘없음’을 제외하면 10%가 넘는 답변은 없었다. 한국이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가 부재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부분이다. 다만 한국갤럽 관계자는 “‘기타’에 포함된 답변들도 전반적으로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의 표현들이 많았다”고 했다. 특히 ‘좋은 감정’이라 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젊은층에서 높았다. 20대(12%)와 30대(11.5%)에선 모두 10%를 넘긴 것. 이는 최근 케이팝 열풍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韓 41% ‘마이클 조던, 美 8.8% BTS
한국인의 41%는 ‘미국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 선수’로 마이클 조던을 꼽았다. 은퇴한 ‘농구 황제’는 현역인 타이거 우즈(7.3%·골프), 스테픈 커리(2.4%·농구) 등을 압도했다. 반면 ‘한국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 선수’에 대해선 미국인의 89.1%가 ‘없음’이라 답했다. 또 미국인은 ‘한국 하면 떠오르는 연예인’에 대해서도 70.5%가 ‘없음’이라 답했다. 다만 방탄소년단(BTS)은 8.8%로 조사돼 한국 스포츠 선수, 연예인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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