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2021년 전대 과정에서 송영길 당시 당 대표 후보가 돈봉투 전달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 3만여 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2021년 3월 민주당 이성만 의원과 이 전 부총장의 대화 내용을 복원했다. 당시 이 의원은 이 전 부총장과 전대 돈봉투 전달 방법을 논의하면서 “내가 송 (전 대표와) 있을 때 같이 얘기했는데”라고 말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전달 과정에 대해 공유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이 전 부총장의 녹음파일에는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온다. 2021년 4월 28일 녹취록에는 이 전 부총장이 윤 의원에게 “똑같이 어제 그만큼?”이라고 묻자 “응. 내가 그게 다섯 명이 빠졌더라고. 안 나와 갖고. 오늘 빨리. 그래야지 회관에서 돌아다니면서 만나서 처리하거든”이라고 답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검찰은 윤 의원이 300만 원씩 담긴 봉투 20개(총 6000만 원)를 4월 27, 28일 이틀에 걸쳐 의원 10∼20명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이 당내 인사들에게 송 후보 캠프의 선거운동 자금을 요구한 정황도 드러났다. 2021년 송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인천시 부시장 출신 조모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부총장이 ‘(송영길) 선거 캠프 열었는데 먹을 것도 없다’며 (자금) 요청을 한 것은 맞다”면서도 “두세 차례 전화가 왔지만 ‘미안하다. 해 줄 게 없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돈을 만들어 전달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의원 등 9명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9400만 원의 돈봉투 중 8000만 원은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1000만 원은 조 씨가 마련해 왔다고 보고, 이들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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