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21년 송영길 전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17일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이 12일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5일 만이다. 당초 ‘집권 여당의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라고 반발하던 민주당이 현역 의원들의 녹취록이 잇달아 공개되자 뒤늦게 태세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당과 관련된 일로 공식 사과한 것은 지난해 8월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 사안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볼 때 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전날 이 대표와 통화했다”면서도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내가 모르는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말 기자회견에서 귀국 여부와 시점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체 조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수사권이 없어 실효성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결론을 내렸다”며 “‘셀프 조사’가 결국 ‘셀프 면책’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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