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19일 터져 나왔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송갑석 최고위원은 송 전 대표의 귀국과 해명을 촉구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고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과 해명을 촉구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조기귀국에 대한 입장을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밝힐 예정이다.
고 최고위원은 4·19 혁명 기념일을 맞아 “현재의 윤석열 정권은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의 민낯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독재행태를 막기 위해 민주당은 지치지 않고 싸워왔다”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최근 돈봉투 사건은 우리의 싸움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민주주의 수호라는 정당성마저 잃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돈을 주거나 받은 것이 아니라면서 왜 녹취록에는 그런 말이 들어가 있는 것이냐”며 “도대체 송영길 캠프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길래 거짓이라고 믿고 싶은 그런 말들이 녹음됐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얼마 전 오영환 의원은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며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았다”며 “이런 후배 앞에서 어떤 선택이 존중받을 것인지 송 전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아실 것이다. 민주주의를 더 이상 후퇴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판결문을 인용하며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법행위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벌어졌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최고위원은 “최소한 민주당 당명 아래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자신해 왔는데, 이번 녹취록을 둘러싼 의혹에 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며 “그간 정당혁신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직면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죄하고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송 전 대표는 이번 주말 프랑스 현지에서의 기자간담회만 예고할 뿐, 귀국 여부에 대한 답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 일탈행위로 나와 아무 관련 없다, 귀국해서 따로 할 말 없다’는 송 전 대표의 무책임한 태도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송 전 대표 본인의 당대표 선거 과정의 일로 당이 치명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사태 수습을 위한 마땅한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송 전 대표께 빠른 귀국을 간곡히 그리고 엄중하게 요청드린다. 책임 있는 자세로 직접 나서서 일말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전임 당대표와 상임고문답게 송 전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프랑스 파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이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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