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세 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피해 금액을 먼저 보상하고, 매입한 채권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정부에 대해선 범정부 대책기구를 설치해 피해자 구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전세사기 대책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행 헌법과 주거기본법은 국가와 지자체에 전 국민의 주거권 보장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전세사기 피해에 대해서도 국가에 최종 책임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전세 사기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해당 물건에 대한 경매를 중단·보류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조했다.
우선 피해자들의 실질적 피해 보상을 위해 ‘선(先) 지원 후(後) 구상권 청구’ 방안을 내놨다. 임대차 종료 후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 할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채권 매입 후 피해 금액을 선보상하고, 채권 매입기관이 경매·공매·매각절차 착수 등으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조오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택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조속히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가장 시급한 전세 보증금 반환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는 방안으로 제도화하겠다”며 “(관련 법안들을) 4월 중으로 국토위에 상정해 소위원회에서 1차 심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안을 발의한 조 의원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발의된 법안만이라도 일단 4월에 상정하고 국민의힘에서도 발의하면 그것도 상정해 5월에는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서로 상의해서 빠르면 6월이나 7월쯤에 법이 제정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금융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피해 입증시 무주택 여부·소득 제한·임차보증금 한도·전용 면적 등과 무관한 조건 없는 긴급 저리대출 시행 △소액임차인 범위 확대와 최우선 변제금액 대폭 상향 등의 대책을 내놨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여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조율한 정책을 발표하고, 민주당은 피해자들의 요구를 받아 당 차원에서 채택한 후 정부에 촉구하겠다”며 “입법 사항은 민주당이 나서서 하겠지만 입법하지 않아도 정부가 시행하면 될 사안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 지원과 관련해선 △국가·지자체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 피해방지기구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 △상임위에 계류 중인 전세사기 방지 및 피해자 구제 관련 법률의 조속한 처리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전세사기 피해 접수센터’를 발족해 전세가구 지원에 노력하고, ‘주거권보장TF’를 구성해 전세사기 피해 방지와 국민의 기본적인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종합 주거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방지 대책도 내놨다. 우선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토교통부·법무부·기획재정부·국세청·행정안전부·경찰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관련 부처·기관들이 모두 참여하는 ‘전세사기 방지·구제 범정부대책기구’를 설치하고, 피해자에 대한 제반 구제조치를신속하게 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전세 계약의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주택도시기금에서 일정액을 지원해 임차인도 보증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소득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증금 한도상향, 전세반환보증보험료 전액 지원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김 수석부의장은 “이 같은 사기 피해를 막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주거권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며 “TF를 설치해 자가든 월세든 전세든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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