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 송영길-돈봉투 성토
비명계선 지도부 안일 대응 비판도
전대 패배했던 홍영표 “조치 필요”
전-현 지도부 갈등 추가내홍 예고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는 ‘송영길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송영길 전 대표(사진)를 비판하며 즉각 귀국을 촉구했다. 송 전 대표가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예정대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조기 귀국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송 전 대표는 탈당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안팎에선 “정계 은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어 송 전 대표의 귀국 이후에도 이번 사태를 둘러싼 책임론과 내홍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 송영길, 기자회견 후 조기 귀국할 듯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서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송 전 대표가 충분히 감안해 향후 행보를 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송 전 대표가) 파리에서 기자회견은 할 것 같다”면서도 “비공식적으로 귀국을 촉구하는 얘기가 (송 전 대표에게) 여러 루트를 통해 들어갔는데, (예정보다 빨리) 들어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당초 정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날 의총에선 10여 명의 의원이 자유발언을 신청하는 등 ‘송영길 성토대회’를 방불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규백 의원은 “송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이 파리로 가서 직접 데려오자”고 제안했다. 한 참석자는 “의원들 사이에서 서로 ‘네가 송 전 대표와 친하지 않으냐’라며 ‘누가 파리에 가서 송 전 대표를 직접 데려오라’는 말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당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의총에서 간호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논의하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기류가 감지됐다.
친문(친문재인) 전해철 의원은 “지금은 당 지도부가 검찰 탄압이니, 제도 개선이니 하는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의원들이 모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돈봉투 사건에 집중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당내 추가 갈등 불가피할 듯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향후 추가 내홍이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송 전 대표가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더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송 전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냈던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상황과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받아들이고 국내에 들어와서 (대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송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조기 귀국 일정과 함께 탈당 계획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송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송 전 대표가 탈당 등 모든 것을 열어놓고 고민 중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정계 은퇴가) 당연하다. 미련을 가진들 (향후 정치 행보가) 가능하겠냐”라고 했다.
송 전 대표의 2021년 전당대회 승리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선거에서 송 전 대표에게 밀려 낙선한 홍영표 의원은 이날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를 피해자라고 하는 상황이라 발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당과 당사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생각을 밝힌다”며 “당사자는 국민과 당원께 진솔하게 용서를 구해야 하며, 당은 온정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썼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