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앞두고 전운 감도는 국회
與 “사기 피해자들 구제 가장 시급… 양특검법 등 다른 법안 협조 못해”
野 “전세사기 피해 지원법은 협조… 양특검법 등은 단독처리도 불사”
“어떤 정치적 현안도 민생에 우선할 수 없다.”(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본회의에서 (‘50억 클럽’ 및 김건희 여사 관련) 양 특검과 직회부된 민생 법안들을 반드시 매듭 짓겠다.”(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27일 본회의를 앞두고 처리 안건 등을 둘러싼 여야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대책 등 민생 법안 처리에만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간호법, 방송법 개정안에 더해 두 특검법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또 한 번 ‘거부권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 與 “전세사기 법안만” vs 野 “간호법 등 매듭”
국민의힘은 27일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대책과 관련한 법안을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24일 “피해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거의 없는 만큼 이번 주 국회에서 입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21일 국민의힘, 민주당, 정의당 등 3당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합의한 지방세기본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자는 것. 지방세 개정안은 체납 지방세보다 임차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도 이 법안들에 대해서는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21일 여야3당이 처리에 합의한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방송법, 간호법 등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들과 두 특검법에 대해서는 여야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 법안들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합의는 물론이고 정부에도 충분한 시간을 준 법안인 만큼 이번엔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간호법의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본회의에서 27일로 상정을 한 차례 미룬 만큼 명분도 갖췄다고 민주당은 판단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절대 협조할 수 없다”는 태도다. 간호법의 경우 국민의힘은 야당과 협상을 더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상황으로 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막을 방법이 없어 이날부터 여론전을 강화하고 나섰다. 여기에 여야 합의 처리를 중요시하는 김진표 의장이 민주당이 단독으로 직회부한 방송법까지 본회의에 상정할지 여부도 27일 본회의의 변수다.
● 여야, 28일 국토위에 특별법 상정 합의
27일 본회의와 별개로 국민의힘과 정부는 전날(23일)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논의한 우선매수권 등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처리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본회의 일정에 맞춰 전세사기 대책 세부안을 이르면 27일 발표할 계획이다. 취득세와 경매 수수료 감면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주택을 낙찰받을 때는 취득세도 있고 여러 수수료가 붙는데, 정말 안 되는 것 빼고는 가급적 (피해자들을) 도와주려 한다”며 “국가가 세금으로 걷어가는 부분은 면제해줄 수 있다”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당정이 이번 주 내 마련하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상정할 예정이다. 여야 국토위 간사인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과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특별법의 다음 달 초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28일 전체회의에서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등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법안들도 상정될 계획이다.
민주당도 당정이 마련한 특별법에는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보증금을 국가에서 먼저 보상하고 해당 주택을 매각해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보상 후(後)구상’이 담긴 법안들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는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기당한 피해 금액을 국가가 먼저 대납해서 돌려주고, 그게 회수가 되든 말든 떠안으라고 하면 결국 사기 피해를 국가가 메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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