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빈 방미]
한미 NCG, 나토 NPG와는 달리
전술핵 배치 없이 핵전력 전개 협의
한국과 미국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창설에 합의한 건 미국이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의지를 표현하면서도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5일 NCG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약속을 영구 이행하는 것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내 핵 보유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NCG 창설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전력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NCG 창설로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간 공동대응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NCG는 핵잠수함 등 확장억제 전력을 한반도나 그 인근으로 전개할 때 한미가 북핵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전력 전개를 공동 기획 및 실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다. NCG는 기존 한미 간 협의체보다 확장억제 관련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는 한편으로 한국 정부 의견을 대폭 반영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NCG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과 유사한 면이 있지만 전술핵무기 배치 여부가 다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NPG와 중요한 유사점이 있다”면서도 “NPG와 NCG는 그 초점이 다르다”고 했다.
1966년 창설된 NPG는 나토식 핵공유를 실행하는 핵심 그룹이다. 핵무기를 독자 유지 중인 프랑스를 제외한 나토 27개국 국방장관이 독일, 이탈리아 등 5개국에 배치된 미군의 전술핵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훈련하는 방안 등을 협의한다.
반면 NCG는 당사국인 한국에 미군 전술핵무기가 없어 미군 핵 전력 전개 방안을 논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NPG가 미국 핵무기 관련 정보를 동맹국과 공유하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이라는 점이 입증됐고, 그것이 NCG 설계에 영감을 줬다”며 “다만 한반도에 미군 전술핵이 없고, 배치 계획도 없다는 점에서 (NPG와 NCG는)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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