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대만 문제도 올랐다. 두 정상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와 번영의 핵심 요소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고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공급망 분절과 교란, 식량과 에너지 안보 등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도전 받고 위협 받고 있다”고 말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24일 진행해 25일 영어 더빙으로 방송된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 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며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꼽아 온 중국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무례하고 거친 언사를 쏟아내 한중 정부가 충돌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한미 정상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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