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일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 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태 최고위원이 거짓말했다고 하지 않나”라며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세미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 본인이 (말을) 과장했다고, 부풀렸다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통령실에서) 당무 개입을 안 했는데 했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녹취록이 보도된 만큼 징계 등 절차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사실관계를 조사해 보겠다”고 했다.
앞서 MBC는 전날 태 최고위원이 지난 3월 9일 의원회관에서 보좌진을 상대로 발언한 녹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보좌진에게 “오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발언을 왜 그렇게 하나.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나.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돼’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석이)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는데 최고위원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그걸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다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 이후 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본 의원실의 내부 보좌진 회의 녹취록이 유출돼 보도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 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녹취에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 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 사이의 지극히 공무상 비밀인 회의 내용이 불순한 목적으로 유출되고,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도 이날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전혀 없다”며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대통령실)에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 의견을 물어서 답을 할 수는 있겠지만, 누구에게 공천을 주고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태 의원이 전화해서 ‘(보좌진에게) 설명하다 보니 조금 과장되게 얘기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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