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워싱턴 선언을 비난한 중국을 겨냥해 “한미가 워싱턴 선언으로 안보 협력을 핵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려면 (북한의) 핵 위협을 줄여주든가 적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국제법을 지켜줘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중국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느냐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4일 개장하는 ‘용산어린이정원’을 둘러본 뒤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유엔 결의 아니냐”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는데도 (대북) 제재에 전혀 동참을 안 하면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尹 “中이 적대행위 안하면 韓中 경제문제 얼마든지 해결”
‘워싱턴 선언’ 비난한 中 비판 “바이든이 만찬 무대로 불러 당황 가사 생각 안났으면 망신당할 뻔”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이 대북 제재 동참 등 북핵 해결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한국도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핵 억제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이 우리한테 적대행위만 하지 않으면, 서로 계약을 정확히 지키고 예측 가능하게 하고 상호 존중하면 중국과 얼마든지 경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며 “중국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우리가 안 주는 것도 아니다. 현재 그런 것 없다. 기술이든 상품이든 중국에 수출 통제하는 것은 없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중국 견제 공동전선을 한층 더 명확히 한 가운데 나왔다.
윤 대통령은 화제가 된 국빈 만찬 때 ‘아메리칸 파이’ 열창 관련 뒷얘기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미국 쪽 의전이 나와 집사람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몇 개 알려주면 만찬장 또는 만찬 뒤 공연 때 들려준다 해서 돈 매클레인 곡 3개를 줬다”고 했다. 이후 미국 측이 매클레인을 만찬장에 불러오지 못해 뮤지컬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러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 위로 올라와 달라고 해 당황했다는 것. 윤 대통령은 “만찬이나 전날 친교 행사를 (바이든 대통령이)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었다”며 “그래서 1절 한 소절을 부르니까 또 (가사가) 생각이 나더라. 만약 생각이 안 났다면 아주 망신당할 뻔했다”며 웃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단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보지 않았느냐. 그런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고 물은 뒤 “그런데 나는 살이 찌더라고”라고 농담했다. 이어 “사실 지금도 습관이 돼서 꼭두새벽에 눈을 떠 언론 기사 스크린을 다 한다”며 “도어스테핑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지금 용산의 우리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거의 꼭두새벽부터 제 질문 공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고른 김밥과 순대, 떡볶이, 닭강정, 민트초콜릿아이스크림 등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하며 방미 성과 등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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