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의제에 오염수 올라”… ‘안전성 검증’ 첫 논의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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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민에 중요한 문제를
현안서 제외할 필요 없다고 생각”
논의땐 양국 별도 공동조사 유력
회담뒤 관저 ‘홈파티’ 만찬도 조율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으로 예상되는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한일 정상이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문제 등을 회담 의제로 처음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등을 거론했다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양국 정상의 논의에서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한 양국 공동 조사 방안 등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 “오염수 문제, 의제 바구니에 들어가”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염수 문제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상대방(일본 정부)과 최종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그것(오염수 문제)이 주요 의제 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건 맞다”고 밝혔다. 정부 다른 관계자도 “현재로선 어떻게든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언론인 여러분이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을 우리가 굳이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일본은 올여름경 태평양에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1년 9월부터 11개국의 원자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감시단을 구성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도 감시단에 포함돼 있다. 일본 현장 조사를 거친 IAEA는 지난달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모니터링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는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시다 내각은 IAEA의 검증을 받고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의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일 간 여러 정서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염수 문제에 대해) 한일 간 별도의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문제가 논의될 경우 IAEA 검증과는 별개로 한일 양국 과학자들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함께 재검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일본 측이 IAEA에 제공한 정보가 신뢰할 만한지 재확인하는 차원의 공동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선 공동 검증과 별개로 한일이 오염수 정화 기술을 공유하는 협의체 창설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한일 정상 공동선언은 불투명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은 안보, 첨단산업, 청년 등 미래세대 협력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동 기자회견은 어떤 선언이 나온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 간 만찬을 한남동 관저에서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양국 정상 부인까지 함께하는 ‘홈파티’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찬을 가질 경우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이어 해외 정상급으로는 윤 대통령의 두 번째 관저 손님이 된다. 윤 대통령은 숯불 불고기와 함께 기시다 총리가 좋아하는 일본술(사케)과 비슷한 청주 등도 대접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번 방일 당시 일본이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주류를 준비했다”면서 “(이번엔) 기시다 총리가 선호하는 술들을 우리가 준비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고 했다.

#한일정상회담 의제#방사능 오염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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