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측 시설인 해금강 호텔(사진)을 완전히 철거한 정황이 포착됐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철거 정황을 파악한 이후 “북한에 있는 우리 자산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것은 남북 합의 위반이자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 침해”라며 중단을 촉구했음에도 일방적인 철거가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4일 해금강 호텔 하층 지지대가 있던 북한 통천항을 촬영한 3일 자 위성사진을 토대로 하층 지지대까지 최종 해체됐다고 보도했다. 하층 지지대 길이는 3월부터 조금씩 줄었고, 지난달 21일에는 20m 수준으로 본래 지지대 길이의 5분의 1 수준이 됐다가 지난달 말부터는 지지대의 모습이 위성사진에 나타나지 않았다.
수상 호텔인 해금강 호텔은 2000년 10월 호주 기업인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건설해 개관했다. 이후 현대아산이 인수했다.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10년 넘도록 방치됐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후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호텔 하층 지지대를 통천항으로 옮겨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해금강 호텔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아난티 골프장 숙소동’ ‘고성항 횟집’ ‘온정각’ 등 한국 기업이 소유한 다른 자산도 2월 기준으로 대부분 해체된 상태다.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우리 기업 자산 철거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국내 법원 등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해 승소하더라도 이를 강제 집행할 방법이 없어 제재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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