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7일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20일 가까이 공개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와 북한 선전매체들은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공식 일정을 시작한 이날 오후 현재까지 관련 사안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6일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 직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쏴 올리며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날 한일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양국 간 공동 대응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담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직후 열린 것이어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에 관한 사항도 비중 있게 다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도 이날 회담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앞서 ‘워싱턴 선언’이 발표되자 김여정 노동당 총비서 명의 ‘입장문’을 통해 재차 핵위협을 가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북한은 김 부부장 입장문 이후에도 고강도 무력도발을 감행하기보다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미 양국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는 ‘복수 결의 모임’ 등을 개최하며 대내 결속을 위한 선전전·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최근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상들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까지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관련 사진이나 영상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신형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이후 도발을 중단했으며, 김 총비서도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했다는 보도(4월19일) 이후 가까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총비서의 잠행 이유 등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한일정상회담 뒤에도 곧장 고강도 도발에 나서는 식으로 반발 수위를 높이기보다는 당분간 여론전을 통해 ‘내치’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이달부터 모내기 등 주요 영농공정이 시작됨에 따라 알곡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특집기사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알곡 생산은 북한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올해 첫 번째 경제목표로 제시한 과업이다.
다만 북한은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1호기‘ 완성을 선언하고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던 만큼 관련 준비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