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자원봉사자만 밥준다”…文 평산책방 ‘열정페이’ 논란에 모집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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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8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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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말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부근에 문을 연 ‘평산책방’이 자원봉사자 모집 과정에서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이자 모집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8일 평산책방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을 일단 철회한다. 앞으로 필요할 때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공익사업을 밝히고 재단회원을 상대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자원봉사자 모집은 마을안내와 마을 가꾸기, 책 읽어주기 등 앞으로 재단이 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을 위한 것이었다”며 “아직 공익사업 프로그램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원봉사자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책 읽어주기 봉사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어서 미리 자원봉사단을 꾸려 두려고 했던 것인데 과욕이 된 것 같다.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 평산책방 소셜미디어 캡처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 평산책방 소셜미디어 캡처
평산책방은 지난 5일 소셜미디어에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냈다. 선착순으로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종일 8시간 자원봉사를 할 50명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자원봉사 혜택으로는 평산책방 굿즈와 점심식사 및 간식 제공만 기재됐다. 그나마 식사는 8시간 봉사자에게만 지급한다. 8시간 일해야 밥 한 끼라는 조건에 일각에서는 열정페이 논란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오전 4시간 일하는 사람은 오후 2시까지 일하고 혼자 밥 먹으러 가야 하나” “아무리 자원봉사라도 밥은 줘야 하지 않나” “왜 민간사업장에서 무급 자원봉사자를 쓰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집권기에 소득주도성장을 하겠다며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릴 때는 언제고 지금은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다니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도 “말만 자원봉사자 모집일 뿐 실제로는 사라져야 할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문 전 대통령이 무임금을 버젓이 꺼낸 것은 내로남불 DNA가 발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열정페이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채널A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열정페이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채널A
문 전 대통령의 8년 전 열정페이에 대한 발언도 소환됐다. 문 전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청년들의 노동에 대해서 합당한 보수와 대우가 필요하다. 열정페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열정페이를 비판한 바 있다.

논란과 관련해 평산책방 측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원봉사 희망자가 많아 따로 공고를 낸 것”이라며 “평산책방 직원 모두는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열정페이 논란이라니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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