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는 ‘제2의 6‧25’ 막은 주역이자 핵심 안보자산…해체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8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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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안광찬 초대회장 인터뷰
“유엔군 15만여명 대한민국 위해 희생…지원 활동 적극 펼칠 것”
창립식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 등 200여명 참석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태극기와 유엔기,  미국 성조기가 들어있는 기념액자 앞에서 유엔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태극기와 유엔기, 미국 성조기가 들어있는 기념액자 앞에서 유엔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유엔사가 73년간 한반도 평화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여태껏 우호지원단체가 없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안광찬(예비역 육군 소장·76) 한국-유엔사령부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은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공산집단의 남침으로 지도에서 사라질뻔한 대한민국을 구한 주역이자 핵심 안보자산인 유엔사의 가치를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KUFA는 한미동맹과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 노력해온 유엔사 장병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출신 예비역 장성 등 사회 원로 및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16일 서울 용산구 육군호텔 ‘로카우스’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 회장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와 비상기획위원회 위원장,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실장을 지낸 대표적 안보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로 창설 73년을 맞은 유엔사의 성과와 의의는.

“한미동맹과 정전 70주년인 올해 유엔사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북한 공산집단의 기습남침에 맞서 연인원 194만 여명의 유엔군 장병이 치열한 전투를 치르며 공산군을 격퇴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 과정에서 15만여명이 죽거나 다치고 실종됐다. 휴전 이후로도 유엔사는 정전관리와 전쟁 억제를 통해 제2의 6‧25를 예방해왔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거쳐 오늘날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시절과 유엔사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시절과 유엔사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유엔사가 한반도 유사시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때 참전국들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면 다시 참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별도의 유엔 결의 없이도 회원국들의 증원전력이 유엔사 지휘아래 신속히 한반도로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 내 7곳의 유엔사 후방기지(주일미군기지)는 유사시 회원국들의 전력제공 통로이자 전쟁 지속능력을 보장한다.”

—유엔사가 과소평가되고 잊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평시 정전관리, 유사시 ‘전력제공자(Force provider)’라는 유엔사의 임무‧역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삶의 질’ 추구에 온통 관심이 쏠리면서 전쟁 발발 등 국가위기를 남의 일로 여기는 풍조가 커지면서 유엔사에 대한 관심도 저하됐다고 본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안보 전략자산’인 유엔사에 대한 국민적 성원과 지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등 현역 시절을  회고하면서 유엔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초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등 현역 시절을 회고하면서 유엔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유엔사가 해체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평시엔 정전협정 유지를 위한 대북 군사적 대화 통로가 상실되고, 정전협정 위반에 대한 공정한 조사‧협의‧처리가 심각하게 제약받을 것이다. 전시엔 유엔 차원의 군사적 지원 근거가 사라져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해체된 유엔사를 다시 창설하려고 해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북한이 유엔사 해체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도 이런 저의가 깔려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 일각에선 미국의 ‘유엔사 재활성화’가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 지휘를 위한 포석이며 해체를 주장했는데….

“그런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유엔사 재활성화의 목적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와 유엔사가 한반도 전쟁 억제를 위해 최적의 협력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유엔사는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다국적 통합사령부’로 조직을 보강하고 있다. 정전관리 임무의 상당 부분을 한국군이 인수했고, 미군 일색이었던 참모요원도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연합훈련에도 회원국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KUFA의 향후 역점 사업은

“유엔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폄훼하는 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세미나 개최, 순회 강연 등을 통해 유엔사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널리 알려나갈 것이다. 유엔사 회원국들과 교류 협력도 활성화해 6‧25전쟁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감사 지원 활동도 적극 펼쳐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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