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이후]
“죽기전 사죄 받겠다는 입장 불변
기시다 발언, 구경꾼도 할 수 있는 말”
일부선 “작은 희망 가져 본다” 반응도
“아버지는 ‘죽기 전에 일본의 사죄를 받겠다’고 하셨다. 그 입장엔 변함이 없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103)의 딸 A 씨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지만 이를 제대로 된 사죄로 불 수 없다는 것. A 씨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구경꾼들도 할 수 있는 말”이라면서 “진정한 사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A 씨는 또 “(한국 기업이 주는) 돈은 필요 없고,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겠다는 게 아버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일본 반응 등을 보면 진정한 사죄나 반성 입장도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 이병목 할아버지의 아들 이규매 씨는 “(기시다 총리의 사과가) 충분하진 않지만 셔틀 외교로 자꾸 만나다 보면 사죄 입장에도 진전이 있을 거란 작은 희망을 가져 본다”고 전했다.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 박남순 씨의 아들 박상복 씨는 “(기시다 총리가) 좀 더 제대로 사죄의 말을 해줬으면 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일본 내 지지율이 떨어질 테니 (기시다 총리가) 말을 고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식 할아버지 등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 3명 중 1명인 김성주 할머니(94)의 자녀는 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입장을 말씀드릴 게 없다”고만 했다. 다른 생존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4)를 대리해온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할머니 입장을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