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만 믿고 있고, 이 당(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만 믿고 있는 것 아니냐.”
야권의 대표적인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사진)이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쇄신 경쟁이 사라진 여야의 모습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9일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초청 강연에서 “지금 양당제는 대통령제와 맞물려 자기가 잘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상대방을 끌어내리면 되니까 ‘잘하기 경쟁’을 하지 않는다”면서 “현행 양당제가 다당제로 바뀌어야 상대를 악마화하는 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도 4년만 지나면 국민 인식 속에서 몹쓸 사람이 돼버린다”며 “이런 현상이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이 다 ‘0선’이 되는 비극을 불러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날로 심해지는 여야 간 극한 대립을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해 그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한번 만났어야 한다. 그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에 대해서는 “대선에서 졌으면 당 대표에는 안 나가길 바랐는데 본인이 그렇게 선택하더라”고도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거론하며 정치자금법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민주당도 돈봉투로 골머리를 앓는데 사실은 들켜서 그렇지 (국민의힘도) 전당대회 때 좀 썼을 것 아니냐”고 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에 강연을 듣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받은 사람 있나 나와보라고 하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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