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 만나 “김기현, 옹졸해 말 잘 안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0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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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옹졸하다”고 비난했다. 홍 시장의 김 대표 공격에 이 대표가 오히려 멋적어하는 모습도 펼쳐졌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이 대표와 회동 중 “윤석열 정권에서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며 “정부가, 집권세력들이 정치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면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인 인날에 여당 소속인 홍 시장이 대통령실을 비판한 것.

또 홍 시장은 “민주당이 현안을 처리하는 게 속도감도 있고 아주 빠르다”며 “우리 당은 (내가) 거의 30여 년 이 당에 있었는데 잘못하고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정치를 하더라도 정책을 비판하고 논쟁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인격을 폄하하면 그때부터는 정상적 논평이 안 된다”며 “옛날에 저희가 DJ(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여야가 상임위에서 싸워도 끝나면 바로 여의도 포장마차 가서 다 풀고 이튿날 또 싸웠는데, 옛날에는 그런 풍속이 있었는데 (지금은) 여야 관계가 그런 풍토가 없어졌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힘 원로이시니까 당에도 그런 말을 한 번씩 해주시면 좋겠다”고 하자, 홍 시장은 “이야기를 하는데 당 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며 김 대표를 겨냥했다. 홍 시장의 성토에 이 대표는 난감한 듯 웃으며 “(남의 당이라)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계속해서 “대표가 좀 옹졸해서, 얘기하니까 상임고문 해촉하고 그러지 않느냐”며 “희한하다. 상임고문 해촉된다고 (내가) 할 말 못 할 사람은 아닌데 그걸 모르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김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 지도부 성토를 이어가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바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 대표를 겨냥한 홍 시장의 발언에 국민의힘도 들끓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정권은 정치를 모르고, 김기현 대표는 옹졸하다’고 해서 으레 야당 대변인의 비판 성명이려니 했는데, 우리 당 소속 홍 시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니 차마 믿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를 만나서 주고받은 얘기라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다”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날, 덕담은 못 할망정 밖에 나가 집안 흉이나 보는 마음이 꼬인 시아버지 같은 모습이어서 참 보기 딱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홍 시장이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당의 인심을 계속 잃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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