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렵다면서도…“물질지상주의, 경제만능론 절대 허용 안돼”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12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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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6일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해 살림집과 거리를 둘러봤다. @news1.kr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6일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해 살림집과 거리를 둘러봤다. @news1.kr
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물질지상주의’를 경계하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혁명의 정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1면 ‘김정은 동지는 우리 인민을 혁명정신의 강자로 키우는 위대한 스승’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총비서 동지는 전민을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무장시키는 것을 혁명의 중차대한 ‘전략적 과업’으로 내세운 탁월한 정치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신문은 ‘전략적 과업’이 시기마다, 단계마다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지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물질지상주의, 경제만능론”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경제난 속에서도 물질적으로 부유해지는 것을 추구하면 안된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물질지상주의’, ‘경제만능론’이 사람을 정신도덕적으로 부패시킨다면서 “죽은 몸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혁명하는 인민이 정신적 근본을 망각하면 아무리 발전된 경제력과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국가도 쇠퇴하고 붕괴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세계에는 극도의 개인주의, 황금만능을 고취하는 사회풍조가 만연되고 있다”라며 “이것은 인간을 정신도덕적으로 파멸시키고 사회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를 암담하게 하는 위험한 독소”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장기화된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봉쇄, 만성 식량난 등을 이유로 경제난을 완연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물질적 부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현재의 국면이 경제적 ‘고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내부적으로 결속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북한의 모습은 대외 개방을 추진했던 지난 비핵화 협상 때의 교훈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당시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 혹은 해제를 걸고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면서 ‘외부 문물’에 비교적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와의 교류가 중단된 뒤 북한은 ‘외부 풍조에 물든’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이 체제 결속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외부 문물을 소비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는 등 북한은 비핵화 협상의 결렬 이후 폐쇄적인 정책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교류를 재개하는 등 다시 국경의 문을 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신문이 이날 논설로 ‘단호한’ 메시지를 낸 것은 북한이 추후 국경 봉쇄를 풀더라도 상당히 낮은 수준의 개방을 통해 경제부문의 ‘급한 문제’만 해결하고 사회문화적으로는 폐쇄적인 결속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게 한다.

신문은 지난 10여년간이 “제국주의자들의 고립 압살 책동이 극도에 이르고 혹심한 자연재해와 돌발적인 보건위기까지 겹쳐든 간고한 시기로 인민의 생사가 판가름되는 엄혹한 고비들의 연속”이었다면서 “이러한 시기에도 인민의 안녕을 억척같이 사수하며 인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거창한 사업을 중단없이 내밀고 인민의 아픔을 가셔주기 위해서라면 억만금의 재부도 통채로 기울여온 것이 우리 당과 국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의 영도력으로 국방, 경제부문 등의 성과가 나왔다면서 그에 대한 충성심을 독려하기도 했다.

신문은 “세계는 영도자와 일심일체를 이룬 우리 인민이 어떻게 계속 전진, 연속 도약해 강대하고 부유한 국가를 일떠세우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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