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가 성과로 내세웠던 각종 정책들을 성토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심각한 왜곡”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윤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K방역’을 “이념적 정치방역”이라고 했고, 국방 정책에 대해서도 “정치이념에 사로잡혀 골병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정치방역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했다’는 말을 저는 결코 믿을 수 없다”며 “이념적 정치방역이라는 표현이 매우 심각한 왜곡인 데다 국민의 긍지를 부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혹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가”라며 “집권 1년을 넘어섰는데도 뚜렷한 국정 기조도 없고 그저 이전 정부의 성과만 헤집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11일)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정부는 K방역이라고 말하며 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유로운 국민의 일상과 소상공인의 영업권, 재산권, 의료진의 희생을 담보한 정치방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과거 정부 때 군에 골병이 들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과거 정부는 국군통수권자가 북한을 비핵화할 거니 제대를 풀어 달라고 했다. 국방 체계가 어떻게 됐나. 골병이 들었다”며 “정부가 정치이념에 사로잡혀 북핵 위협에서 고개를 돌린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나라 군이 골병들었다고 이야기했는데, 다시 한번 돌아보면 북한의 무인기가 왔는데 서울 상공이 다 뚫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언급하며 반박한 것. 그는 또 “(윤 대통령에게) 중국은 ‘불장난하면 불타 죽는다’, 러시아는 ‘전쟁에 개입하는 것이냐’라고 이야기해서 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님들이 안절부절”며“군인들이 화가 아주 많이 나 있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방비 증가액이 역대 최고였던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군에 골병이 들었다’는 말을 하려면, 먼저 거울부터 바라보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야당의 반발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정상, 비상식의 정상화 과정에서 전임 정부의 잘못된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 정부 잘못을 들춰내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전임 정부가 했던 정책으로부터의 명확한 변화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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