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거부권 vs 민주 입법독주’ 또 충돌…간호법 거부권 행사된 날, 野 학자금 무이자법 강행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6일 16시 41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16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직역 간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국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며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4일 양곡관리법에 이은 두 번째 거부권 행사로, 지난달 27일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20일 만이다. 민주당은 즉각 “국회 입법권을 철저히 무시한 행태”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여당이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는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단독 처리했다.

여야가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과 방송법을 두고도 현격한 견해차를 보이는 가운데 거대 의석을 가진 야당이 입법 독주에 나서고,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이를 저지하는 대결 구도가 계속되면서 협치와 갈등 조정이라는 정치 본연의 기능이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호법안 재의 요구안을 심의, 의결한 뒤 회의 직후인 낮 12시 10분경 재의 요구안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건강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며 “정치 외교도, 경제 산업 정책도 모두 국민 건강 앞에서는 후순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즉각 반발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을 거부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을 파기한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에 대해 일부 무이자 혜택을 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을 단독 처리하면서 여야가 또다시 충돌했다.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은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 포퓰리즘이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라며 강행 처리에 반발해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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