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삼 “‘계엄령 문건’은 단순 검토 문건… 정치적 악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7일 03시 00분


2018년 당시 송영무 장관과 충돌
“宋, 부하에게 양심포기 강요” 주장
공수처, 방첩사령부 압수수색

민병삼 전 국방부 100기무부대장
민병삼 전 국방부 100기무부대장
“정확하게 진실이 밝혀지고 ‘계엄 문건’ 수사로 피해를 입은 군인들의 명예도 회복돼야 합니다.” 민병삼 전 국방부 100기무부대장(예비역 육군 대령)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은 단순 검토 문건이었지만 정치적으로 악용돼 기무사가 해편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8년 7월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계엄 문건’ 관련 발언을 두고 송 장관과 정면 충돌했다. 당시 한 방송사에서 송 장관이 국방부 당국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계엄 문건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하자 송 장관은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관계확인서’를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서명을 요구했다. 이에 민 대령은 허위 서명에 응할 수 없다면서 거부했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 장관과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송 장관의) 발언 사실은 달라진 게 없다”며 “장관의 직위를 이용해 부하들에게 양심 포기를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국방부는 내가 서명을 거부하자 오해 소지가 있다면서 확인서 원본을 폐기했다고 밝혔지만 은폐 조작을 시도하다 내가 제동을 걸자 (원본을) 없앤 것”이라고도 했다.

송 전 장관의 ‘계엄 문건’ 발언 관련 서명 강요 혐의를 조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6일 경기 과천시의 국군방첩사령부(옛 기무사령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공수처 수사관들은 방첩사의 PC와 서버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했다.

앞서 12일 송 전 장관의 자택과 국방부 대변인실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벌인 지 나흘 만이다. 공수처는 이날 압수수색에서 2018년 7월 송 전 장관의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발언이 보고된 옛 기무사의 ‘장관 주재 간담회 동정’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당시 민 대령이 작성한 것이다.

공수처는 확보한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참고인 조사를 거쳐 송 전 장관 등 관련 피의자 3명을 소환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령 문건#민병삼#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정치적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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