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이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광주를 찾는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불거진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설화로 성난 호남 민심을 달래는 동시에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시작한 서진(西進) 정책을 이어 나가는 것. 국민의힘은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도 열며 중도 확장 기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 광주로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17일 KBS 라디오에서 “당 의원 전원이 내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며 “현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당협위원장 43명도 함께 간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것. 그는 “당원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최대한 행사에 참석해 5·18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행사에 동참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8일 오전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이동한다. 다만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기념식 전 광주 김대중컨벤션터에서 열리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일반 열차를 타고 좀 더 일찍 도착한다. 김병민 최고위원 등 1980년 이후 태어난 국민의힘 청년대표단은 하루 일찍 광주를 찾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여당 의원들뿐 아니라 국무위원 대다수가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식 불참 가능성을 거론하는 일부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불참한다는 기사는 명백한 오보”라며 “대통령이 이번 5·18 참배와 기념식을 통해 호남에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 전야제가 열린 17일 오후 여야 정치인들은 시민들 3000여명과 함께 광주 동구 금남로 무대를 향해 함께 행진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외에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오월의 정신을, 오월의 정의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맨 앞줄에서 행진했다.
강 시장과 김 최고위원은 앞 자리에 앉아 전야제를 지켜봤다. 시민단체 관계자 한 명이 “정치인(국민의 힘)이 맨 앞줄에 있는 것은 맞지 않다. 시민단체 사람들 뒤쪽으로 가라”며 항의했다. 이에 강 시장은 “괜찮다”고 말했다. 강 시장 측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도 손님인데 당연히 반겨야 한다”고 말했다.
● 與 “호남 안아야 총선 이겨”
여권이 적극적으로 호남 끌어안기에 나서는 건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5·18정신의 헌법 수록을 두고 “불가능하다”고 말한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1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만큼 호남 민심과 중도층에 ‘쇄신’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뜻도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호남 지지율은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인다면 호남 지역 유권자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광주에서 ‘무릎 사과’를 했을 때 민심이 변하는 게 확연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초 18일 광주에서 공장 방문 등의 일정도 고려했지만 추모 메시지에 집중하기 위해 기념식 참석과 지역 청년과의 오찬 일정만 잡았다. 김 대표는 2021년 5월 당 대표 권한대행 시절에도 첫 현장 행보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호남 없이는 국민의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주변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관계자 등 10~20여명이 피켓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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