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체) 탑재 준비가 완료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계획된 시일 내 발사 준비를 끝내라고 지시한 지 한 달 만이다. 김 위원장의 ‘발사 명령’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6일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한 이후 28일간의 잠행을 깨고 딸 주애와 함께 공개 행보에 나섰다. 이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조립상태 점검과 우주환경 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직접 봤다. 김 위원장이 승인했다는 ‘차후 행동계획’은 제작과 탑재 준비를 마친 위성을 조만간 발사체에 탑재하고 발사하는 계획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정찰위성의 실물 사진도 공개했다.
北 정찰위성, 이르면 내달말 발사… 軍 “사실상 ICBM”
김정은 발사명령만 남았다 위성 시험 클린룸 첫 공개 기술과시 동창리 위성발사장 개선도 진척
북한이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 준비를 현지 지도했다면서 공개한 정찰위성의 실물 사진을 보면 정찰위성 4개 면에 전력 공급용 접이식 태양전지판이 부착됐다. 2개 면은 다층박막단열재(MLI)로 감싼 육각 기둥 모양이다. MLI는 우주 환경의 급격한 열 변화에서 위성을 보호한다. 위성체 상단에는 광학카메라를 넣은 경통 2개가 설치됐다.
군 관계자는 “경통 길이가 짧아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찰위성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해상도가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 물체 식별)은 돼야 한다.
김 위원장과 딸 주애가 흰 연구복에 모자를 쓰고, 위성의 조립·시험용 클린룸(청정실)을 둘러보는 장면도 공개됐다. 한국 못지않은 위성 제작과 테스트 시설을 갖췄음을 과시한 것. 북한이 정찰위성의 탑재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힌 만큼 ‘운반용 로켓(발사체)’의 제작도 마무리 수순일 가능성이 있다. 군 관계자는 “화성―15·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한 액체연료 기반 백두산 엔진으로 3단 발사체를 만들어 위성을 실어 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ICBM이라는 얘기다.
위성체 탑재와 발사체 이동, 발사대 기립 등에 3, 4주가 걸리는 점에서 발사 시기는 이르면 6월 말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7월 27일 전승절부터 8월 한미 연합훈련 사이에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 장소는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이 거론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6일(현지 시간) 촬영된 동창리 발사장의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로켓 장착용 이동식 조립건물이 복구되는 등 개선 작업이 상당히 진전됐다고 전했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14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갠트리 타워 인근에 높이 90m가량의 새로운 타워크레인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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