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직을 잃게 된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유죄면 김태우는 무죄다. 이게 상식이고 정의고 법치”라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법원은 이런 민주주의 기본 가치를 철저히 무시하고 정치적 판결, 좌파 이념적 판결을 강행했다. 정치적 재판으로 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18년 문재인 청와대의 부정비리 은폐를 공익 신고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국민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았음에도 검찰은 이듬해 저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했고, 대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대체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익신고자를 처벌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저에 대한 문재인 검찰의 정치적 기소는 조 전 장관 등의 범죄 행위를 감추기 위한 정치적 탄압이었고, 이는 김명수 대법원의 정치적 재판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로 행정 권력은 교체됐지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문재인 정권의 수구좌파 이념에 빠진 인사들이 점령하고 있다”며 “법원과 헌재는 정의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인민재판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아직 2심도 끝나지 않았는데 김태우에 대한 재판은 문재인 정권이 임명한 대법관들의 임기 만료 전에 끝내려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김명수 사법부에 의해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구청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때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서 일했다. 이른바 ‘조국 저격수’로도 불렸던 그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 등 비리 의혹과 이에 대한 조 전 장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다.
폭로에 따른 수사 결과 유 전 부시장은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은 해당 비위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2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검찰은 김 구청장이 이같은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언론 등을 통해 누설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그가 폭로한 16건 중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금품수수 의혹 등 비위 첩보 ▲특감반 첩보 보고서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첩보 ▲공항철도 직원 비리 첩보 ▲KT&G 동향 보고 유출 관련 감찰자료 등 총 5건이 공무상 비밀이라고 봤다.
1·2심 재판부는 이 중 KT&G 동향 보고 유출 건을 제외한 4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이날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직을 상실하는 규정에 따라 김 구청장은 직위를 잃게 됐다. 강서구청은 즉각 박대우 부구청장 체제로 돌입하고, 공직선거법 제35조에 따라 오는 10월 보궐선거를 치러 새 구청장을 맞게 될 예정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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