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여야, 광주 민심잡기 총력전
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에 호소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지역 숙원 사업 해결을 약속하고 나서며 ‘서진 정책’에 다시 시동을 걸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는 등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이것은 민주 영령들의 희생을 오도하는 것이며 광주와 호남 시민들에 대한 도리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은 철도와 산업단지 등 호남의 각종 숙원 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정부와 광주시가 협력해 미래차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도심 내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할 혁신거점도시도 조성해 인프라, 세제, 금융 등 전방위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도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 대표와 김병민 장예찬 최고위원 등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광주·전남 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대표는 청년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했던 걸 토대로 호남을 잘살게 해서 많은 사람이 자긍심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된다”며 “그게 여러분이 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17일) 광주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았다. 이후 광주 지역 청년 정치인들과 저녁을 먹으며 호남 민심을 들었다. “민주당이 위기관리에 미숙한데, 현재 위기관리 대응팀이 있느냐” “당 리스크를 발 빠르게 대응하는 레드팀이 필요하다” 등 쓴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18일에는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찾았다. 이 대표는 “일본에 끌려다니는 것 같아 많이 아쉬우시겠다”고 했다. 병문안을 마친 뒤엔 “(강제동원 문제가) 정부 방안이 아닌 다른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18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망언을 일삼은 정부 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 정부는 ‘학살의 후예’임을 입증하듯 끝내 ‘5·18 부정 DNA’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정권도 마찬가지다”라고 비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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