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천안함…“北 또 도발땐 전사자 몫까지 강력 응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9일 19시 43분


13년 전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피격된 초계함 천안함이 최신 호위함으로 부활해 올해 말 서해 수호에 나서게 된다.

해군은 19일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에서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826·2800t)’의 취역식을 개최했다. 취역식은 건조 후 해군에 인도된 군함이 전투 함정으로 편입됐음을 선포하고 취역기를 게양하는 행사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고 폭침당한 초계함 천안함(PCC-772·1000t)이 더 크고 강력한 성능의 함정으로 돌아온 것. 당시 46명의 승조원이 전사하고, 수색 작전에 투입된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다. 새 천안함은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하는 신형 호위함의 7번째 함정이다.

이날 취역식에는 해군 지휘부 등 군 관계자와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대령)을 비롯한 생존 장병과 천안함 전사자 유족 등이 참석했다. 최 전 함장 등 생존 현역 및 예비역 장병 58명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11월 새 천안함 진수식에도 참석하려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 등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리자 예매했던 기차표도 취소하며 전원 불참했었다. 당시 이들은 “쇼에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유족만 참석해 ‘반쪽 행사’였던 진수식 이후 1년 6개월만에 열린 취역식은 생존 장병들도 참석한 온전한 행사로 치러진 것. 최 전 함장은 “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이 대한민국 수호 임무를 새롭게 이어가길 바란다”며 “북한이 또 다시 도발한다면 PCC-772 천안함 전사자와 참전 장병의 몫까지 더해 강력히 응징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규철 새 천안함 함장(중령)은 “서해 수호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해양 수호 의지를 이어받아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어떤 상황에서도 서해를 완벽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새 천안함의 취역기는 13년 전 피격 당시 천안함 승조원이었던 박연수 중령(당시 대위)과 류지욱 중사(당시 하사)가 게양했다. 류 중사는 서해 수호 영웅인 46명의 천안함 전우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새 천안함의 승조원 근무를 자원했다.

이날 취역식에선 천안함 피격 전사자인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 등 유족들이 새 천안함에 탑승해 선상과 내부를 둘러봤다. 윤 여사는 2020년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분향할 때 다가가 “천안함(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호소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새 천안함은 최고 시속 30노트(시속 55km)에 해상작전헬기 1대를 탑재한다. 주요 무장으로 함대함·함대공·함대지 유도탄과 5인치 함포,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장거리 대잠어뢰(홍상어) 등을 갖췄다. 또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는 물론이고 구형 천안함에는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파탐지기(TASS)를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

여기에 추진 전동기와 가스터빈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탑재해 대잠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평상시 소음이 작은 추진 전동기를 운용해 적 잠수함의 탐지를 피하며 은밀히 항해하다가 유사시엔 가스터빈 엔진으로 전환해 고속 기동이 가능하다. 새 천안함은 전력화 과정과 작전 수행 능력 평가를 거쳐 올해 말 서해에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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