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오전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했다. 한국인 원폭 피해 동포들도 함께 했다.
한일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것은 최초이고, 한국 대통령의 참배도 처음이다.
양국 정상 부부는 이날 오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오전 7시 32분경 기시다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위령비에 먼저 도착해 35분경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했다.
검은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과 푸른색 넥타이를 한 기시다 총리는 준비된 꽃다발을 위령비 앞에 헌화했다. 이어 약 1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한인 원폭 피해자 단체 관계자 등 10명도 현장에서 두 정상의 위령비 공동 참배를 지켜봤다.
이후 양국 정상은 다시 인사를 나누고 별도의 발언 없이 참배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동 참배는 지난 5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기시다 총리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위령비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의 참배는 과거 히로시마 원폭으로 희생된 한국인을 위로하고, 한일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가자는 다짐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령비는 1945년 8월6일 미군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보이’에 희생된 2~3만명의 한국인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됐다. 1970년부터 위령비 앞에서는 매년 8월5일 재일한인 피폭 희생자를 추도하는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자리를 빌려 우리 동포분들과 여러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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