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22일 여야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를 통해 전세사기대책 특별법 합의안을 도출한 것에 대해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최우선변제금 지원’ 방안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전세사기·깡통전세 대책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상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국토위 소위 논의 끝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오늘 통과됐다. 그러나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폭넓게 지원하는 법을 만들고자 애를 썼지만 최선의 법안을 만들지 못해 죄송스럽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별법을 애타게 기다리는 분들이 많고, 교섭단체 양당이 합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었기에 추후 계속해 수정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합의를 전제로 법안 처리에 동의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저와 정의당은 지난 4월 발의한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통해 보증금 채권 매입을 통한 포괄적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을 큰 원칙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저와 정의당이 수정안으로 제시한 것이, 각 피해유형별로 적용될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 LH 매입, 조세안분, 경공매 대행, 전세대출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 최우선변제 확대라는 여섯 가지 안을 제안했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하던 정부도 결국에는 여섯 가지 제안을 하나하나씩, 또 어떤 경우에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모두 수용했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다만 “문제는 가장 중요한 핵심대책인 최우선변제금 지원 방안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와 정의당이 가장 주력한 것은 피해자 중에서도 가장 절박한 분들, 한 푼도 못 건지고 대출 상환 압박까지 받고 계신 분들을 위한 대책이었다. 네 번째 희생자도 무리한 대출 상환 압박에 시달리다 숨졌다”며 “정의당은 이런 분들을 위해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전세대출로 발생한 채무의 조정과 신용회복, 그리고 다른 하나는 최우선변제금 지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안 관련 정부 반응에 대해서는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위변제를 먼저 하고, 피해자는 20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왔다. 또한 이와 관련해서 20년 동안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했다. 제안한 안보다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정부가 일정 정도 의미있는 대안을 가져왔다고 평가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최우선변제금 지원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심 의원은 “정부는 무이자 대출을 제시했다. 이미 대출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데 다시 대출을 받으라는 정부의 대안을, 피해자들로서는 수용하기 힘들 것이다. 저 또한 동의하기가 어렵다. 절박한 피해자의 손을 끝내 잡아주지 않은 미흡하고 인색한 특별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최우선변제금 적용시 근저당 시점이 아니라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 더불어 전세사기를 긴급복지지원 대상으로 포함하고 기준을 완화해 생계비와 의료주거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안을 가져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했다.
심 의원은 “피해자 확대와 관련해 이중계약과 신탁사기 등은 수용되었지만 입주전사기는 포함되지 못했다. 또 보증금 5억원 이상인 분들도 배제됐다. 대신 이분들이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대출 및 법률 지원 등은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또 법의 유효기간을 2년보다 늘려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있었으나, 이는 6개월마다 국토부 장관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법안 적용 실태를 보고하여 연장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법안의 부대의견으로 추가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심 의원은 이번 특별법 논의에서 합의안 도출이 장기간에 걸친 원인을 정부여당과 거대야당으로 돌렸다.
심 의원은 “이번 특별법 논의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가장 큰 원인은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세사기가 정책실패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문제해결의 핵심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는 정책실패의 결과다. 역대정부의 대출과 보증, 그리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는 무자본갭투기를 확산했고, 임대차 시장을 사기꾼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며 “앞으로 깡통전세 확산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후속논의들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가 계속해서 걸림돌이 될까 염려가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전세사기 깡통전세 대책 마련은 이제 시작이다. 오늘 특별법을 계속 수정보완하고, 깡통전세 예방 및 근절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임대차 시장을 조성하고, 나아가 무주택 세입자를 위한 주거정책을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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